어느 추운 겨울,
경남 통영 동피랑 마을을 놀러 갔다.
TV에서만 보던 벽화 마을이 여기구나~
여기서들 사진을 찍었구나 하며
이곳 저곳을 보고 있을때
날 홀리듯 새하얀 무언가가 내 곁을 스쳐지나갔다.
혹시??? 혹시나 하는 부푼 기대를 하며
그 하얀 물체를 찾아보니 어머나 세상에
정말 작고 소중한 하얀 말티즈 였다.
"넌 어디서 왔니??"
"집은 어디야??"
"춥진 않니? 혼자야??"
등등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도 아니고 옆에서 봤으면 왠 미친여자가 겨울에 강아지에게 말을 걸고 저러나... 쯧쯧...
이랬지 싶다. ㅋㅋ
잘 따라오고 있는지 중간에 날 한 번 쳐다보는 모습이 뭔가 수상했지만 홀린듯 어느새 어떤 가정집 대문을 들어서고 있는 나를 보곤 '제정신인가?' 싶었다.
왠걸?! 집안을 보니 주먹 하나정도 밖에 되지 않는 눈도 못뜬 막태어난 듯한 진짜 아기 아깽이들을 급히 수건으로 닦는 모습이 보였다.
'이 겨울에,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이 집안에서 저 어린 강아지를 씻기신 건가??? 설마???!'
그 순간,
"아, 이 집 할매가 이 겨울에 아들을 씻기 놓고 말리 주지도 않고 이래 있어가 내가 걱정이 되서 닦아주고 있다 아이가"
라며 어느 아주머니의 멘트가 불쑥 귀에 들려왔다.
' 앗, 마음속으로 한다는걸 입밖으로 낸건가?!'하는 착각이 들만큼 내 속마음을 정확히 알고 나에게 변명하듯 급히 말씀 하시는게 아닌가.
그러곤 서둘러 한마리씩 안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와 따뜻한 햇볕이 드는 양지에 앉아 어찌된 상황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풀어내주셨다.
사정없는 집이 없다 하지 않던가, 역시나 좀 전에 날 홀린 그 새하얀 말티즈가 이 아깽이 두마리의 엄마였고, 애기들을 낳은지 대략 2주정도 지났으나 애새끼들은 내팽겨쳐두고 맨날 저리 싸돌아 댕겼던 것이다.
"아 새끼들 젖도 안 맥이고 하루 죙~일 나갔다가 지 들어오고 싶을때 들어오는데 저래가 아새끼들이 살겠나!!!"
순간 나한테 화내시는 줄 ㅋㅋㅋㅋㅋㅋ
아기 아깽이는 두 마리 중 블랙&화이트가 넘나 귀엽게 섞인 아깽이를 내가 안아 나의 천연 라텍스 속에 따뜻하게 품어가며 이야기를 계속 경청해 나갔다.
"애들 아빠는 뭐예요?" 라는 질문에
옆의 다른 아주머니께서
시고르자브르종은 아니고,
"그 있다 메이커!!"
메이커 ㅋㅋㅋㅋ 메이커래 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밝혀 져지만 아빠는
파피용 이였다!!!!)
그리곤 갑자기 훅
"근데, 저 할매가 아~들을(여기서 말하는 아~들은 딸, 아들 할때의 아들이 아닌 '아이들'의 줄인말이다.) 다 못 키아가 한마리는 누가 데꼬 간다고 했는데 한마리는 우얄란가 싶다"
으잉??! 이게 무슨 말이지??
강아지가 내 눈 앞에서 입양을 기다린다고???
그 순간 맞은편에 있던 브라운&화이트 강아지가 눈에 들어와 "혹시 이 애기가 아직 안정해진거예요?" 라며 최대한 눈을 말똥거리며 물어봤다.
아쉽게도 그 애기가 아니였고 내품에 얌전히 있던 블랙&화이트라고 하셨다.
그 순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고 생전 해본적 없는 엄마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갈 곳이 없다는데 엄마가 싫다면 안 데려갈갈께..... "
"한 마리 있는데 무슨 또, 두 마리는 안된다. 근데 귀엽긴 하네. 몰라. 나는 모른다."
그 길로 생명이 있는 존재는 목숨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빨리 죽는다는 미신을 믿는 편이라 5만원을 드리고,
다른 일정이 딱히 없긴 했느니 동피랑 구경이고 뭐고 그대로 집으로 왔다!!
그렇다! 그렇게 함께 하게 된 내 동생이 바로 복희이다.
동피랑 마을에서 만나 동숙이?
행복하게 살자고 복순이??
아니야, 행복과 희망을 주는 복희로 하자!!!
엄마와 할머니는 복순이가 순하니 좋다 하시며 복희는 이름이 너무 드세서 성격도 그리 된다 하셨지만....
어른들 말을 들어 나쁠건 없다는게 맞는것 같아.
복희, 행복과 희망... 그래.... 그래...
울 복희양~~~♡
매일 봐도봐도 너무 귀여운 우리복희♡♡
언니가 엄청 사랑하는거 아나?!!! 아냐고!!!
알면 내한테 그라믄 안된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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